심리학에서의 무의식

1. 의식과 기억

무의식이 무엇인가 말하기 위해서는 의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만 한다. 먼저 의식에 관해 설명하겠다. 의식이란 현재 직접 경험하고 있는 심적 현상의 총체이다. 사람은 누구나 깨어 있을 때는 무엇인가를 항상 생각하거나 느끼고 있다. 즉, 직접적인 주관적 체험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총칭하여 의식이라 한다. 철학이나 심리학에서의 의식은 개체가 현실에서 체험하는 모든 정신작용과 그 내용을 포함하는 모든 경험 또는 현상을 말한다. 인간은 많은 것을 의식하지만, ‘지금 여기의 감각적, 의미적 자극의 패턴’ 이외로, ‘의식하는 것’은 넓은 의미로 ‘기억’이다. 기억은 말이나 지식으로 재생되기도 하지만 이미지의 형태로 재생되기도, 과거의 시청각이 생각나기도 한다. 기억은 일상생활에서 계속하여 재현되고 있기 때문에 복잡한 순서로 수행해야 하는 업무에서도 모든 순서를 ‘의식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컴퓨터 타자를 할 때 자판 하나하나를 의식하면서 치지 않는 것이 그 예다. ‘기억을 상기하고 있다’는 ‘의식’ 없이 대부분의 일이 현재에 상기되어 이미지나 감정이나 의미 등으로 구성되는 ‘의식의 흐름’이 항상 지속된다. 생각해 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기억은 ‘매끄럽게 흘러가는 의식의 영역’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런 기억은 현재의 의식 영역 밖의 ‘전의식’에 있다고 한다.

2. 무의식의 정의

무의식 또는 비의식은 자신과 주위 환경에 자각이 없는 상태 즉,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두뇌의 활동이며 사고 과정, 기억, 동기 따위 없이 자동으로 발생하거나 작동할 수 있는 심리적, 정신적 작용이다. 비정신분석학적학문에서는 무의식적 활동을 의식적 자각에 전적으로 따르지 않는 정신적 활동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며 이 경우 비의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무의식은 지크문트 프로이트가 대중화하였다. 무의식적 작용은 정신분석학 이론에 따르면 꿈이나 농담 따위를 통해 나타난다고 한다. 무의식은 ‘마음속의 의식이 아닌 영역’이라고도 한다. 무의식은 두 개의 의미가 있는데, 의식이 없는 상태 또는 마음속의 의식이 아닌 영역이 그것이다. 무의식의 강한 의미는 ‘대뇌의 기능이 거의 없는 상태’지만 대뇌의 기능은 죽기 전에는 완전히 멈추지 않는다. 무의식의 약한 의미는 ‘의식이 없다’며 ‘눈치채지 못한다’와 같은 의미다. 그 예로 필기하면서 음악을 들을 때, 처음에는 필기하는 내용과 들려오는 음악 모두를 의식하지만, 필기에 매우 집중할 때는 음악이 들려오지 않다가 문득 음악이 갑자기 들려올 때가 있다. 이때는 음악은 쭉 재생되고 있었지만, 필기에 집중하여 음악의 진행을 ‘눈치채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인간은 시간 속에서 엄청나게 많은 자극을 받으며, 그중 대부분을 의식한다.

일상에서 흘러가는 의식에는 ‘의식의 대상’이 존재한다. 현재 의식의 대상은 현재의 감각, 감정 등의 패턴이며, ‘눈치채는 일 없이’ 상기되고 있는 기억의 내용이다. 인간은 일평생 생성되는 엄청난 양의 기억을 대뇌에 새긴다. 대부분의 기억은 대뇌 안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몇몇 기억은 의식에 재생되기도 한다. 이런 엄청난 양의 기억은 뿔뿔이 흩어져 존재하지 않고, 서로 감각적, 의미적 등 연관되어 구조를 이룬다. 따라서 연상이 기억을 상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람이 살아가며 모든 기억이 상기될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지만, 다시는 ‘의식의 영역’에 올라오지 않는 엄청난 양의 기억은 ‘의식의 밖의 영역’에 존재한다고 표현한다. ‘의식의 밖’이라고 해도 과학적으로는 대뇌 어딘가에 새겨져 있고 새겨지고 있으며, 이는 의식이 아닌 영역에 엄청난 양의 기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식이 아닌 영역’이 무의식의 두 번째 의미가 된다.

기억 만이 의식의 대상이 아니다. 또한, 기억은 구조화되고 있으며 무의식의 영역에 어떻게 구조화되어있고, 되고 있는가 하는 일도 문제이다. 사람에게는 경험 또는 학습을 통해 얻은 기억과 지식 외에 선천적으로 갖추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는 지식 또는 구조가 있다. 그 예로는 인간의 언어가 있다. 인간의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것은 인간뿐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아이는 성장하며 단어 또는 문장을 들으며 유한한 수의 단어를 문장과 함께 기억한다. 하지만, 아이는 들은 적이 없는 문장을 말할 수 있는 언어 생성 능력이 있다. 이는 기억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말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기억한 적 없는 문장을 이야기할 때, 그것은 기억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그것은 무의식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의식의 영역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무의식의 영역에 있는 기억이 존재하며 그것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가설이 아닌 과학적으로 실증되는 사실이다.

3. 심층 심리학 이론과 무의식

심층 심리학 이론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지크문트 프로이트가 창시한 정신 분석학에서, 무의식중에 억압하여 신경증이 발병한다고 한다. 또, 정신 분석의 응용으로 무의식중의 억압으로 인한 문화적인 작용을 설명했다. 그 예로 버릇 또는 충동적인 실언에 대해, 본인은 후에 합리화하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것을 통해 개인적인 억압 구조를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분석 심리학을 창시한 카를 융은 ‘자아인 나’가 ‘왜 나인가’라고 물었다. 또한, ‘나’는 영혼의 완전성을 실현하는 데 있다고 생각했고 무의식은 자아를 ‘신’으로 높여가는 구조를 가진다고 생각했다. 분석 심리학은 신화, 죽음, 삶의 의미를 해명하는 데 유용했다. 과학 이론으로서 신중하게 구성된 이론이지만, 그것은 종교에 사용하기 쉬운 이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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