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콘라트 로렌츠

1. 생애

콘라트 차하리아스 로렌츠(1903년~1989년)는 동물행동학과 비교행동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오스트리아의 동물행동학자다. 로렌츠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에서 살아가는 동물을 찾아다니며 연구하고, 집에 야생동물을 데려와 키우기도 하면서 동물의 행동에 본능이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오리와 거위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조류가 태어나서 처음 본 움직이는 무언가를 어미로 인식하는 본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으로 유명하다. 1973년 동물행동학에 대한 업적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1903년 11월 7일 오스트리아 빈의 정형외과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1922년 아버지의 추천으로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의학을 2학기 동안 공부했으며 1927년 의학을 공부하던 중 갈까마귀의 행동을 관찰하며 작성한 노트를 조류학회지에 발표했다. 1928년 빈대학교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졸업하며 의사 면허증을 획득했으며 1933년 비교해부학 전공으로 동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시에 조류 관찰 연구 논문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1940년 쾨니히스부르그 대학 심리학 교수로 임명되었고 1942년부터 1944년까지 2차세계대전에서 독일군으로 참전했다. 197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고 1989년 2월 27일에 사망했다.

2. 업적

동물 행동학(비교 행동학)에 대한 업적이 가장 크다. 먼저 방법론적 접근에 대한 것으로 유명한데, 인간과 자연보다 인간 외의 다른 동물들과 자연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물론 인간도 자연과 뗄 수 없는 존재이지만 후에 얘기하겠다. 대부분의 동물행동학자가 동물을 관찰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자연 상태의 동물에 대한 행동 양상을 관찰하는 방법이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동물학자들이 자연 상태의 동물에 대한 동물행동에 집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본능’이라는 개념 때문이다. ‘본능’이란 하나의 개체로 태어나서 학습하지 않고도 얻게 되는 형질이나 행동 양상 중에서 특별한 것이다. ‘본능’은 또한 대부분의 경우 동물의 삶의 방식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치며 큰 연관성이 있다. 삶의 방식이란 자연 상태의 동물행동을 뜻한다. 따라서 본능과 관련된 연구를 정확하고 충실하게 이행하기 위해서는 자연 상태의 동물 행동을 관찰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또한 동물행동학자들의 연구는 관찰에서 시작되는데, 이러한 관찰법은 충분한 질과 양의 자료가 모은 후 그 자료를 다른 동물의 행동 양상과 비교 및 분석하며 일반적인 명제 또는 법칙을 수립하는 단계로 이어진다. 이렇듯 본능이란 동물행동학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이다. 일상적인 의미에서의 본능은 학습되지 않은 행동을 말하지만, 동물행동학자들에게 있어 본능이란 일상적인 의미에서의 본능보다 더 특별한 행동을 말한다. 여기에서 본능은 먼저, 본능을 유발하는 특수한 외부 자극에 의해 발현되는데 닭으로 예를 들자면 암탉은 병아리가 위험에 처했을 때 병아리를 구하기 위해서 날갯짓하고 울음소리를 내는 등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동물행동학자들의 자세한 관찰 및 실험에 따르면 암탉은 병아리의 울음소리에 자극받아 위와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통제 변인을 병아리의 울음소리로 한 실험에서는 위험에 처한 병아리를 두 상태에 두고 관찰했다. 소리가 들리는 상태와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관찰한 결과 암탉은 병아리의 특정한 소리에만 반응했다. 이로써 암탉은 병아리의 울음소리에 자극받아 날갯짓, 울음소리 내기 등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본능의 특성은 크게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특수한 유발자극이 필요하며, 종에 의존하는 특유의 것이고, 진화의 산물로서 생존 가치를 보이며 고정된 행위양상을 보인다는 것이 본능의 특성이다. 가끔 본능이라고 불리는 것 중 일부 고정되지 않은 행위양상을 보이는 것이 있는데, 송골매를 예로 들면 먹이를 탐색할 때 이전에 먹이를 발견했던 지역을 배회한다. 하지만 먹이를 찾으면 급강하해서 먹이를 낚아채 나무 위로 올라가는 행동은 고정된 행위양상이 확실하다. 이렇듯 본능의 특성을 통해 반사운동, 일반적 추동 행위와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반사운동과 본능은 ‘특수한 외부의 유발자극’을 통해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눈을 깜박이는 것은 바람, 먼지 등의 요인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본능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추동과 본능은 ‘종 특유의 것’이라는 특성으로 구분을 할 수 있다. 배고픔과 같은 일반적인 추동은 대부분의 종이 겪는 것이므로 종 특유의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세 갈래 가시고기의 수컷은 특수한 자극에 대해 맞서 싸우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그것은 바로 붉은 반점이다. 다 자란 수컷 가시고기는 영토를 만들어 둥지를 틀고 암컷을 유혹하는데, 이때 다른 수컷 가시고기가 영토에 들어오면 그 침입자의 배에 붉은 반점이 있는가에 따라 맞서 싸울지를 정한다. 또한 산란기의 암컷이 영토에 들어오면 수컷이 암컷에게 향하고 암컷은 볼록한 배를 보이며 몸을 위로 뒤집는다. 이 행동은 수컷에게 유발자극이 되어 지그재그 춤을 추게 하고 이 춤은 암컷이 접근해도 좋다는 신호다. 이런 행동들을 통해 암컷이 접근하면 수컷은 둥지로 돌아가 다시 한번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런 의식은 알이 부화할 때까지 계속되는데, 의식의 각 부분이 특수한 유발자극에 의한다는 점에서 이것은 본능이다. 본능을 유발하는 추동 요소는 본능의 또 다른 원리이기도 한 내적 충동이다. 따라서 특정한 본능적 행위가 오랫동안 유발자극이 없어 발현되지 않으면 점점 내적인 추동 요소가 쌓이며 나중에는 비교적 덜 확실한 자극에도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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